배우 전도연이 로맨스 코미디 재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회를 밝혔다.
전도연은 3월 5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 출신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으로 분한 전도연은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극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때론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때론 눈물짓게 했다.
6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어제 작가님 등 '일타 스캔들' 팀이 한 자리에 모여 마지막 회를 함께 시청했다. 다들 자기반성과 축하의 시간을 보내며 해피엔딩으로 끝난 드라마를 잘 봤다"고 운을 뗐다.
"행선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시간인 것 같기도 해요. 끝나고 나서 약간 가족과 헤어진 기분이 들었어요. 캐릭터 안에 들어가기도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니까 '너무 많이 그 안에 들어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품 끝나고 나서는 가족을 잃은 기분이 좀 들었던 것 같아요."
5일 방송된 16회에서 남행선은 최치열과 결혼을 약속하며 여지없는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전도연은 "개인적으로 결말이 너무 좋았다. 영주, 재우도 그렇고 가족이긴 하지만 진짜 가족은 아니었던 사람들이 진짜 가족이 되며 끝이 나 좋았다"고 말했다.
전도연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일타 스캔들'은 6회 만에 10%를 돌파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 회(16회)로 17%를 돌파하며 다시 한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1월 14일 첫 방송 시청률 4%에 비하면 4배를 웃도는 수치다. TV보다 티빙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각광받는 시대라지만 '일타 스캔들'은 시청률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tvN 최고 시청률 드라마 TOP 10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높은 텐션으로 질의응답을 이어간 전도연은 "시청률이 그렇게 나왔는데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있겠나. 잘 나와 놀랐다. 17% 받은 기분은 '아 20% 못 넘었네'였다"며 웃었다.
이어 "다들 마지막 회 시청률을 15%, 16% 정도로 예상했는데 17%가 나와 다들 너무 좋아했다. 단체 채팅방에 시청률을 올리고 그랬다. 사실 어느 순간이 되면 '더더더'라는 생각은 안 드는 것 같다. 이 작품이 사랑받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구나 싶다. 초반 시청률이 잘 안 나오면 뭐가 부족했을까 생각하기도 하는데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것에 대해 더 생각하거나 숫자 하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인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전도연은 "사실 좀 좋았다. 내 주변 사람들이 그동안 이런 연기, 이런 모습을 많이 보고 싶어 했구나 생각했다.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안 한 지가 너무 오래돼 가족들과 같이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동안 이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며 힘들었구나 생각했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라며 웃었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로코만 있었다면 좋아하는 팬층이 한정적일 수 있는데, 아이들의 이야기 등 다양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봐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어제 '일타 스캔들' 팀과 함께 마지막 회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작가님이 되게 좋은 작품들을 많이 하셨어요.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받는 작품이 처음이라 놀랐고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힘을 뺀 로맨스 코미디 도전은 오랜만이었다. 전도연은 "대본을 재밌게 읽었는데 막상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긴 하더라. 밝은 대본을 너무 오랜만에 받아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어 처음에는 거절을 했다. 근데 작가님이 그래도 배우를 한 번 만나 보고 싶다고 했다. 나도 만약 후회할 수 있으니까 거절을 하더라도 실례가 아니라면 작가님을 뵈어야겠다고 했다. 너무 떠 있는 인물이긴 한데, 판타지이기도 하지만 현실 베이스가 있어야 하는 이야기라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에 동의를 했고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사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아 연기하기 어려웠다. 말도 좀 빨리 해야 했다. 처음에 대본 리딩을 작가님과 하는데 감독님이 대사를 좀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좀 더 아줌마스러운, 좀 더 씩씩한, 억척스러운 아줌마 캐릭터를 원했다. 자신 없으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다른 배우 캐스팅하시는 게 어떻겠냐고 징징거리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초반에 행선이로 들어가기가 쉽지는 않어요. 첫 신이 반찬가게 신이었는데 너무 신에 치여 '멘붕'(멘탈 붕괴)이 왔었죠. 차에 타면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초반에는 그랬던 것 같아요. 대사 양도 많았고. 현장이 쉽지는 않았어요. '내가 이걸 왜 했나' 맨날 후회했죠.(웃음) 근데 워낙 현장 분위기가 좋았고, 감독님이 잘 이끌어 주셨어요. 정경호 씨가 되게 많은 힘이 됐어요."
중후반부터 남행선과 최치열의 로맨스 분량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쇠구슬 살인사건, 학생들의 로맨스 분량이 늘어나며 시청자들의 아쉬움 섞인 반응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전도연은 "원래 이야기 자체가 아이들 이야기도 있고 초반부터 미스터 스릴러도 갖고 가는 작품이라 로맨스 분량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 오히려 이것이 한 이야기로 잘 어우러질까에 대해서는 생각을 좀 했다"고 밝혔다.
1973년 2월 생 전도연은 올해 51세다. 1983년 생 정경호에 비해 10세 연상인 전도연은 "난 그렇게 나이가 많이 차이 나는지 사람들 얘기 듣고 알았다. 사실 연기할 때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연기하진 않지 않나. 오히려 사람, 대중이 받아들이는 바를 보고 내가 좀 당황스럽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30대 어린 친구들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40~50대도 할 수 있는 로코 장르가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할 수 있다면, 10년 뒤에도 할 수 있었다면 좋겠어요. 여배우는 '이 나이대에만 로코를 할 수 있어!'라기보다는 나이 들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의 로코가 있다면 하고 싶어요."
억지로 트집을 잡는 일부 비뚤어진 악플에 대해서는 "댓글 반응 보다가 안 보기 시작했다. 짜증이 나서"라며 웃었다. 전도연은 "그건 어떤 일부인 거고 전체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굳이 신경 쓰는 댓글들이 있는데 그걸 보게 되지는 않더라"고 덧붙였다.
정경호와의 합은 더할 나위 없었다. 전도연은 "오랜만에 로코를 하며 대리 만족이 됐던 것 같다. 정경호 씨 자체가 되게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이다. 치열이도 어떻게 보면 처음에 까칠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한테 받는 위안이 있는 것 같다. 여러 가지 면에서 도움이 됐는데 내가 잘 적응하지 못할 때 많이 기다려주기도 했고, 잘 적응할 수 있게 잘 이끌어줬다"고 밝혔다.
정경호는 '일타 스캔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나도 현장에 빨리 나오기로 유명한 사람인데, 30~40분 전 현장에 가면 선배님도 나만큼 빨리 현장에 나와 계셨다. 난 항상 대본을 접어서 오른쪽 주머니에 두는 편인데 선배님은 대사를 다 외워 대본도 없이 오시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도연은 "나 원래 그렇다. 새삼.."이라며 특유의 미소 지었다. 전도연은 "이번 현장뿐만 아니라 원래 그렇다. 현장에서 좀 자유로우려면 대사에서 자유로워야 해서 대사에 대해 집착하며 다 외우는 것 같다. 그래야 내가 외운 대사를 신경 쓰지 않고 그 인물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절 아는 사람들은 '언니 대사 뭐 하러 외워. 그냥 언니대로 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물론 전 정도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에요. 저 자체가 밝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있겠지만. 근데 행선이만큼 긍정적이지는 않아요. 닮아 있는 모습들이 부분 부분 있는 것 같아요. 행선이가 대본상으로 그렇게 러블리하지는 않았는데 그런 부분들은 저한테서 많이 묻어난 것 같아요.(웃음)"
정경호는 전도연의 연기에 거짓이 없다고도 이야기했다.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 있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 전도연은 "'밀양'을 하며 이창동 감독님한테 배운 것이긴 하다. 그전에는 감독님이 내가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라고 말씀하셨다. 난 '저게 칭찬인데 왜 칭찬처럼 안 들리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내가 배운 건 내가 느끼는 만큼 스스로에게 되게 솔직하자였다. 어떤 상황이 있을 때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이럴 거야'라는 식의 연기를 했다면 이제 내가 느끼는 만큼만 표현하자인 것 같다. 연기도 되게 여러 가지가 있다. 흉내를 낼 수도 있고, 척을 할 수도 있고, 내가 아닌 누군가를 연기할 수도 있는데. 내가 느끼는 것만큼이라는 베이스를 나한테서 찾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창동 감독 옆에 선 전도연이 '감독님 저한테 왜 그러세요'라고 하는 영화 비하인드 영상도 화제가 됐다. 당시 기억이 남아 있냐는 물음에 전도연은 "너무 많이 그래서"라며 웃었다.
"대체적으로 배우들은 감독님들이 글을 쓰면 이 사람이 창작의 시작인 거예요. 그때 알았어요. 감독님도 사실 모르고 만들면서 찾아가는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이 사람은 답을 알고 있는데 왜 답을 안 주지?'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배우로서 고통스러워하고. 지금도 자주는 아니지만 감독님께 문자 메시지도 드리고, 뵙기도 해요."(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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