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22, 2021

한국 예능 프로서 "피부 하얗다"는 말에 해외 시청자들 발끈 - 한국일보

넷플릭스 자체제작 예능 프로그램인 '솔로지옥'에서 남성 출연자들이 여성 출연자에 대해 "피부가 하얗다"고 한 언급이 논란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 캡처

넷플릭스가 제작한 리얼리티쇼 '솔로지옥' 속 피부색 언급을 두고 외국인 시청자들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성 출연자의 피부에 대해 "하얗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국내 누리꾼들은 "전통적 미의 기준이자 개인의 취향"이라면서 외국인 시청자들의 지적이 지나치다고 반박하고 있다.

"피부 하얗다"는 칭찬에 발끈한 해외 시청자들

해당 방송을 본 해외 시청자들은 피부색에 대한 언급에 불쾌감을 표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넷플릭스는 18일 오리지널 연애 리얼리티쇼 솔로지옥의 1, 2화를 공개했다. 콘텐츠 자체는 국내를 비롯한 해외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동시에 출연자의 피부색에 대한 언급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외 시청자들이 반발한 장면은 두 남성 출연자들이 한 여성 출연자의 첫인상을 이야기하는 중 피부색을 언급한 부분이다. 그들은 "정말 하얗다", "하얗고 순백의 느낌이다", "원래 피부가 하얀 톤의 사람을 좋아한다" 등 하얀 피부를 칭찬했다. 이 말들을 영어(Her skin is so light, She seemed so white and pure)로 번역한 문장은 자막으로 나왔다.

이 장면을 본 해외 시청자들은 불쾌감을 표현했다. 여러 차례 하얀 피부색을 칭찬해서 불편하다는 것이다. 영국의 '더 선'은 이런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을 주목했다. 이 매체는 '솔로지옥'의 피부색 언급에 해외 시청자들은 분노했으며, 일부에서는 '백인에 대한 집착'으로 방송을 보지 못했다는 반응도 나왔다고 전했다.

한 해외 시청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그들(남성 출연자)이 밝고 창백한 피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야기하는데 너무 불편하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해외 시청자는 "솔로지옥의 모든 남자들은 하얀 피부에 집착하고 있다"며 "한국의 미의 기준이 싫다"고 말했다. 또 "피부가 하얘서 좋다"는 말에 "지금은 2021년"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백인과 무관한 전통적 미의 기준" 국내 누리꾼 반박

국내 누리꾼들은 피부색 논란에 대해 전통적 한국의 미의 기준이며 개인적 취향의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에 국내 누리꾼들은 "어이없는 논란"이라며 맞서고 있다. 한국인이 하얀 피부를 선호하는 것은 백인과는 전혀 관련 없는 전통적 미의 기준이자 개인 취향이라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흰 피부가 미인의 기준이었는데 왜 저래요…? 왠 백인...?"(연봉1***)이라며 의문을 표했다.

누리꾼들은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하얀 피부를 동경해온 것은 인종이 아닌 신분제의 역사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신분제가 있던 농경시대에 집 안에서 고생 안 하는 양반들의 하얀 피부가 동경의 대상이자 미의 기준이 된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하얀 피부가 좋든 검은 피부가 좋든 그건 개인의 취향"(out****)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프로그램에 태닝한 피부에 대한 칭찬도 나왔지만 하얀 피부 언급만 문제 삼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구릿빛 피부 멋있다고, 나도 태닝 해볼까? 하는 장면도 있는데 왜 하얗다고 하는 장면에만 저 난리인지"(이모**), "니들이 태닝해서 까맣게 만드는 건 괜찮고? ㅌㅋㅋ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심하다"(모모***)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프로그램에는 하얀 피부뿐 아니라 태닝한 피부를 긍정적으로 보는 부분도 있었다. 여자 출연자가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한 남자 출연자를 꼽으며 이유로 "구릿빛 피부"를 들었을 때는 "I liked his tone of skin"이라는 자막이 나왔다. 또 한 여성의 자기 소개 영상에서도 "구릿빛 피부에 이분이 이상형인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건강미 있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방송에 담겼다. 하얀 피부에 집착이 아닌 다양한 개인적 취향이 나온 방송임에도 하얀 피부에 대한 논란만 생긴 것이다.

번역상 오해가 민감성 건드렸다는 지적도…

검색창에 "whte skin"의 이미지를 검색한 결과. 인종적 의미의 이미지가 눈에 띈다. 온라인 캡쳐

반면 번역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반응도 있다. 한 누리꾼은 "번역을 white보단 bright로 해서 오해의 소지를 애초에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밀즈***)고 지적했다. 'white skin'은 사전적으로 하얀 피부나 백인의 피부를 뜻하기 때문에 인종적 의미의 백인의 피부와 하얗고 고운 피부를 나타내는 표현과는 구별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에서는 남의 타고난 피부색에 대한 평가나 언급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며 "white와 관련된 인종 차별의 역사도 있고. 번역이 그 민감성을 건드린 것 같네요"(바흐흑****)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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